
‘차세대 레티놀’이라는 별명만 믿고 장바구니에 담을 뻔했습니다. 😳 9월 11일 코스맥스가 바쿠치올을 활용한 스틱형 주름개선 기능성 화장품 허가를 식약처에서 받았다는 뉴스를 보고, 바쿠치올을 앞세운 제품 5개의 전성분 표시를 직접 열어 봤습니다. 판매가를 용량으로 나눠 한 달 비용도 계산해 봤습니다.
결론부터 말씀드리면, 한국의 주름개선 기능성 고시 원료 네 가지에 바쿠치올은 없고, 확인한 제품 5개 전부에 고시 원료인 아데노신이 함께 들어 있었습니다. 1ml당 단가 차이는 7%뿐인데, 임상 용법을 그대로 대입한 한 달 비용은 약 1.86배로 벌어졌습니다.
🔥 주름개선 고시 원료는 레티놀·레티닐팔미테이트·아데노신·폴리에톡실레이티드레틴아마이드 4가지
🔥 바쿠치올은 이 목록에 없음
🔥 확인한 제품 5개 전부 아데노신 함유
🔥 단가는 7% 차이, 한 달 비용은 21,690원 대 11,655원
바쿠치올 레티놀 차이가 고시 원료 목록에서 먼저 갈리는 이유
「기능성화장품 심사에 관한 규정」 별표 4에 적힌 주름개선 성분은 네 가지입니다. 레티놀 2,500 IU/g, 레티닐팔미테이트 10,000 IU/g, 아데노신 0.04%, 폴리에톡실레이티드레틴아마이드 0.05~0.2%. 바쿠치올은 여기에 없습니다.
이 목록이 정하는 것은 서류의 양입니다. 목록에 있는 원료를 고시된 함량대로 쓰면 보고서 제출로 갈음할 수 있고, 없는 원료로 주름개선을 내세우려면 안전성·유효성 자료를 내고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. 코스맥스 건이 뉴스가 된 이유가 이 ‘심사’ 쪽이기 때문입니다.
다만 목록에 없다는 말이 효과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. 별표 4는 자료 제출이 생략되는 원료를 모아 둔 표이지 효능 등급표가 아닙니다.
바쿠치올을 내세운 제품 5개 전성분을 직접 열어 봤습니다
올리브영 제품 상세의 “화장품법에 따라 기재해야 하는 모든 성분” 항목을 하나씩 확인했습니다.
| 제품 | 표시된 바쿠치올 함량 | 함께 들어간 고시 원료 |
|---|---|---|
| 더마팩토리 바쿠치올 1% 크림 30g | 제품명만 1%(전성분 미표기) | 아데노신 |
| 닥터자르트 프리쥬비네이션 퍼밍 바쿠치올 크림 50ml | 표기 없음 | 아데노신 |
| 코스알엑스 더 블루 펩타이드 바쿠치올 플럼프 글로우 세럼 50ml | 0.25% | 나이아신아마이드, 아데노신 |
| 코스알엑스 더 블루 펩타이드 바쿠치올 플럼프 바운스 크림 50g | 500ppm(0.05%) | 나이아신아마이드, 아데노신 |
| 마몽드 포어 슈링커 바쿠치올 크림 60ml | 표기 없음 | 아데노신, 레티놀 |
※ 2026년 9월 12일 올리브영 제품 상세의 전성분 표시 확인 기준. 다섯 제품 모두 기능성 표시는 “심사(또는 보고)를 필함”으로 합쳐져 있습니다.
🔥 5개 전부 아데노신이었습니다. 여기서부터는 제 해석입니다. 보고는 고시된 성분·함량과 같을 때만 가능하므로, 이 제품들의 주름개선 표시를 법적으로 떠받치는 성분은 바쿠치올이 아니라 아데노신 쪽일 수 있습니다.
단정은 하지 않겠습니다. 표시가 “심사(또는 보고)”로 합쳐져 있어 어느 절차를 밟았는지는 겉면만으로 구분할 수 없습니다. 제가 확인한 것은 고시 원료가 함께 들어 있다는 사실 하나입니다.
1ml당 723원 대 777원, 한 달 비용을 직접 계산했습니다
판매가를 표시 용량으로 나눠 봤습니다. 바쿠치올 3종 평균은 1ml당 723원, 레티놀 3종 평균은 777원으로 차이가 7%뿐이었습니다. 다만 각 3종의 평균이라 제품별 편차가 크고, 비교한 레티놀 제품 중 하나는 기능성화장품이 아니며 다른 하나에는 바쿠치올도 함께 들어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. 차세대 성분이라 훨씬 비쌀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습니다. 숫자가 뒤집히는 지점은 사용 횟수입니다.
| 구분 | 1ml당 단가 | 1일 사용 횟수 | 한 달 사용량 | 한 달 비용 |
|---|---|---|---|---|
| 바쿠치올 3종 평균 | 723원 | 2회 | 30ml | 약 21,690원 |
| 레티놀 3종 평균 | 777원 | 1회 | 15ml | 약 11,655원 |
| 가장 싼 바쿠치올(세럼 50ml) | 476원 | 2회 | 30ml | 14,280원 |
| 가장 싼 레티놀(세럼 30ml) | 473원 | 1회 | 15ml | 7,095원 |
※ 계산 전제: ① 가격은 2026년 9월 12일 올리브영에 노출된 할인 판매가이며 수시로 변동됩니다. ② 1회 사용량 0.5ml, 한 달 30일 매일 사용은 제 가정치입니다(FTU 기준 얼굴·목 2.5 FTU를 참고해 보수적으로 잡았습니다). ③ 사용 횟수는 2019년 임상 프로토콜(바쿠치올 1일 2회, 레티놀 1일 1회)을 그대로 적용했습니다. ④ g과 ml을 1:1로 간주한 근사치입니다.
한 달 차이가 🔥 약 10,035원, 1년이면 약 12만 원입니다. 가장 싼 조합끼리 붙이면 더 선명합니다. 1ml당 단가는 3원 차이인데 한 달 비용은 14,280원 대 7,095원으로 약 2배입니다. 사용량 가정을 절반으로 줄여도 두 값이 함께 줄어 비율은 그대로입니다.
임상 근거는 44명짜리 1건입니다
두 성분을 직접 맞붙인 연구는 2019년 영국피부과학회지(Br J Dermatol 180권 2호, 289-296쪽)에 실린 44명·12주 이중맹검 시험입니다. 주름 면적과 색소침착 개선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, 레티놀군이 각질과 따가움을 더 많이 호소했다고 보고됐습니다.
단서를 함께 읽어야 합니다. 이 시험에서 바쿠치올은 하루 2회, 레티놀은 하루 1회 발랐습니다. 같은 조건의 비교가 아닙니다. 2025년 종합 리뷰에 따르면 대조군을 둔 연구는 아직 이 1건뿐입니다. 임상 농도는 0.5%였는데, 위 5개 중 함량이 표시된 두 제품은 0.25%와 500ppm이었습니다. 나머지 셋은 함량 표시가 없었고 그중 하나는 제품명으로 1%를 내걸고 있습니다.
- ① 쓰던 제품 전성분에서 고시 원료 찾기 — 아데노신, 레티놀, 레티닐팔미테이트, 폴리에톡실레이티드레틴아마이드 네 단어만 훑으시면 됩니다.
- ② 의약품안전나라에서 제품명 검색 — 심사·보고된 품목인지, 효능효과가 무엇으로 등록돼 있는지 직접 조회하실 수 있습니다. 2026년 9월 12일 기준 심사 품목은 20,668건입니다.
- ③ 표시 함량과 임상 농도 비교 — 표시가 ppm이면 0.0001을 곱해 퍼센트로 바꿔 보시기 바랍니다. 500ppm은 0.05%입니다.
조회는 의약품안전나라 기능성화장품 심사 품목, 고시 원료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 별표 4 파일, 심사와 보고의 차이는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. 이번 허가 건의 원문은 코스맥스 보도자료에 있습니다.
- ① “임신 중에도 안전하다”고 믿는 것 — 2025년 리뷰 저자가 임신 안전성을 확정하기에는 임상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못 박았습니다. 임신·수유 중이라면 성분과 무관하게 담당 의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.
- ② 레티놀 0.3% 상한을 한국 규정으로 아는 것 — 레티놀 농도 상한과 비타민A 표시 의무는 EU 규정(2024/996)입니다. 한국에 같은 상한이 있다는 근거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.
- ③ 표시 함량을 그대로 믿는 것 — 2023년 Scientific Reports 측정에서 바쿠치올 화장품 8종 중 표기와 실제 함량이 맞은 것은 3종이었습니다.
- ④ 바쿠치올은 자극이 0이라고 보는 것 — 체계적 문헌고찰에 접촉피부염 이상반응이 1건 보고돼 있습니다. 순한 성분이라는 말과 내 피부에 맞다는 말은 다릅니다.
표를 다 만들고 나니 제가 비교하던 축이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 ‘어느 쪽이 더 잘 듣나’를 알고 싶었는데, 정작 검증 가능한 층에서 갈린 것은 제도와 비용이었습니다.
그래서 성분 이름으로 제품을 고르는 습관은 접기로 했습니다. 바쿠치올은 유행어처럼 들리지만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 지수는 2024년 봄 이후 2년째 내려가는 중이고, 그사이 제품들은 조용히 아데노신을 함께 넣어 왔습니다. 자극이 부담스러워 바쿠치올을 고르시는 선택은 합리적입니다. 다만 그 값은 성분 단가가 아니라 하루 두 번이라는 사용 횟수에서 나온다는 점만 계산에 넣으시기 바랍니다. 💪
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. 화장대에 있는 제품 뒷면 한 번만 뒤집어 보시기 바랍니다. 🙏
최종 업데이트: 2026년 9월 12일